평생의 경험과 지식을 집대성한 필생의 역작 집필
병을 치료하려면 좋은 약재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암 환자처럼 목숨이 위험한 환자를 다룰 때에는 약재를 선택할 때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전에는 좋은 약재들이 많이 나왔으나 요즘 한약 건재상에 나오는 약재들은 대부분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수입 약재들은 중금속과 농약에 오염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도 야생약초는 거의 구경하기 어렵고 비료와 농약으로 재배한 것뿐이다. 또 몇 년씩 묵어 색깔이 변하고 곰팡이가 생기고 벌레 먹고 부패한 것도 많고, 또 부패를 막느라고 방부제와 살충제를 듬뿍 친 것도 많다. 예전에는 약재를 정성 들여 찌거나 삶아서 법제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요즘에는 제대로 법제할 줄 아는 사람도 없고 법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도 없다. 사정이 이러니 몸에 좋으라고 먹은 약 때문에 오히려 병이 생길 지경이다. 이런 판이니 환자들한테 어떻게 한약을 안심하고 먹으라고 권할 수가 있겠는가.
그는 암환자의 약을 지을 때 반드시 약재를 스스로 선택한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더라도 가장 값이 비싸고 품질이 좋은 약재를 고른다. 전에는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약재를 구할 수가 있었으나 이제 거의 모든 한약재가 오염되어 아무리 애를 써도 좋은 약재를 구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요즘 심선택 옹은 40년 동안 온갖 고초를 겪으며 배운 의술을 책으로 엮는 일로 여념이 없다. 필생의 역작이 될 이 책은 그 동안 암환자 수백 명을 치료한 경험과 복진법과 <상한론>으로 암, 간경화증, 정신병, 간질, 신경통 등을 고치는 방법과 배를 살펴서 병을 찾아내는 방법, 맥을 보는 법, 질병에 따른 약재의 종류와 분량 등을 쉽고 자세하게 적어서 누구든지 그 책을 보기만 하면 자신의 병을 스스로 찾아내서 약을 쓸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한문을 공부한 사람이라 요즘 사람 말투에 맞게 쓰기도 쉽지 않고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어 쓰기도 쉽지 않다.
그 전에도 <한방암치료법 해설>, <상한론 해설>, <복진법 해설> 등의 책을 필사본으로 펴낸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한문과 전문용어가 많이 섞여서 한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번 책은 무엇보다 쉽게 쓰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고 자신의 평생 경험을 요약하여 담았으며 어려운 이론은 빼 버리고 실제 병 치료에 필요한 사항만 간결하게 싣고 또 환자치료사례들을 많이 실어서 재미있게 읽는 동안에 저절로 치료법을 배울 수 있게 하였다. 또 복진법에 따른 상한론 처방뿐만 아니라 실제로 암 치료에 효험이 높은 민간요법과 민간요법으로 효과를 본 사례들을 많이 실어서 환자들이 집안에서 스스로 약재를 구해 스스로 치료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에서 그 책 내용 중에서 머리말과 암, 정신병, 간질 등을 치유한 30여 사례를 소개하여 이 책을 읽는 이들한테 참고자료가 되게 하려 한다.
머리말
이 책은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내가 실제로 임상해 본 대로 소신껏 엮었다.
한방으로 암을 고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암은 한방의학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임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될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는다. 나 역시 한방의학을 배울 때에는 한방의학으로는 암을 고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1963년에 자궁암 후유증을 고치고 내 손윗동서가 담도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고치는 데에 성공했다. 그 다음에는 친구의 간암을 완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식도암을 고치는 데는 모두 실패했다. 그런 중에 어머님이 식도암에 걸려 물도 넘기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몸이 몹시 쇠약했으므로 보약으로 십전대보탕에 식도암 약인 이격탕을 합쳐서 약을 지어 드렸더니 그 약을 드시고 건강해지셨다.
1970년대에는 자궁암 환자를 많이 접했는데 참으로 빠르고 좋은 성과를 올렸다. 간경화증도 효과가 좋았다.
나는 암을 치료하다가 많은 고난을 겪었다. 암을 치료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성공하는 경우보다 더 많을 때도 있었다. 암환자를 치료하다가 그 환자가 죽으면 진흙탕에 꿇어않아 몇 시간씩 빌었다. 한번은 자궁암 환자가 치료를 받다가 죽었다. 저녁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눈물을 흘리며 빌었다. 시체 옆에서 꼬박 밤도 새워 보았다. 그러나 환자가 죽어 가는 고통에 견주면 내가 받아야 할 고통은 달게 받아야 하는 고통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하면 순전히 내 잘못으로 환자가 죽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내 나이가 63세, 그러고 보니 암을 치료하기 시작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이제는 암 치료에 약간 자신이 생기는 것 같다. 지금까지 암을 치료하면서 얻은 결론은 복진법으로 진단을 해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고 또 처방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암은 거의 복부에 있고 복부에 없는 암이라 해도 복부를 진단하면 그 치료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복진법을 한방의 과학화라고 생각한다. 일반인, 특히 암환자들이 이 책을 보면 자신의 암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책을 엮었다.
어려운 한의학을 쉬운 말로 설명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입장이고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
독자들께 부탁이 있다. 이 책을 중간부터 보지 말고 처음부터 읽어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한번 설명한 것은 되풀이하여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환자 여러분은 낙심하지 말고 이 책을 두 번 세 번... 열 번 정독하면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눈에 뜨일 것이다.
또 하나의 부탁이 있다. 이 글을 읽고 자신의 처방이 결정되면 약을 정해진 분량의 반쯤이나 3분지 1쯤을 복용하시라. 여러분이 결정한 처방이 잘못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며 또 반쯤씩 복용해도 효력이 충분히 나타나는 까닭이다. 몸이 쇠약할 때에는 4분지 1로 했다가 차츰 2분지 1로 늘리는 것이 옳다. 1첩 분량을 하루 양으로 하면 되는 것이다.
믿으시라. 이 책에는 암을 고치는 데에 대한 이론은 없고 다만 임상사실만을 기록한 것이다. 간간이 복진법의 선구자인 일본의 오스까 선생의 기록도 들어 있다.
유감스러운 것은 필자는 백혈병을 치료한 경험이 한 번밖에 없어서 한 예밖에 싣지 못했다. 암을 고치는 방법뿐만 아니라 예방하는 방법, 그리고 다른 질병의 처방도 들어 있다. 질병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암환자 여러분, 건강한 마음으로 암과의 투쟁에서 승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