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림을 시작한지 어느새 다섯 달이 되갑니다.
전 53세 남자입니다. 3년 전 발병한 류머티즘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몸살림을 통해 알게 된 대구머리를 3개월째 복용하고 있는데, 몸살림 운동 때문인지 대구머리 덕분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정확힌 모르겠지만 효과가 좋아 다른 분들에게도 조리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우선 수산시장에서 냉동 대구머리를 2킬로그램(킬로그램 당 오천 원 정도) 삽니다.
마트나 재래시장에선 대구머리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약 열 개정도 됩니다. 추운지방에서 잡힌 것일수록 오염도가 덜하다고 하길래 원산지를 물었지만, 원양어선에서 나온다고만 하시더군요.
실온에서 몇 시간 놔두었다가 어느 정도 녹으면 하나씩 물에 깨끗하게 헹구면서 핏물이나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깨끗이 씻을 대구머리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강한 불에 끓여 거품과 불순물이 나온 물을 버립니다.
적당히 물을 붓고(대구머리 양의 두 배 정도) 중불로 끓인 후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6-7시간 정도 더 끓입니다.
다 끓이고 난 뒤 완전히 식기 전에 고무장갑을 끼고 대구머리를 두 손으로 가능한 많이 으깹니다. 그
런 다음 채로 받치고 건더기들을 꼭꼭 짜서 건더기는 버리고 국물만 아침저녁으로 한 컵씩 마십니다.
처음 대구머리 곤 물을 마실 때는 물을 너무 많이 잡아선지 비릿했는데, 두 번째부터 물을 적게 잡으니 한결 먹을 만했습니다.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중탕으로 마시기도 했지만 차게 마시면 비린내가 덜한 것 같아 지금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마십니다.
2킬로그램을 끓여 하루 두 번씩 먹으면 열흘 정도 먹는데, 올 여름 더위가 유난했는지 일주일 정도 지나면 냉장고에 보관했어도 냄새가 이상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한 번 더 끓였습니다.
중년여성에게 좋다고 해서 나이가 좀 들기 시작하는 우리집 소녀(^^)에게 권했더니, 가뜩이나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 진저리를 치더군요.
그래서 마늘을 넣고 끓였더니 비린 맛이 한결 덜했습니다.
지금은 같이 먹습니다만 그래도 저만큼 절실하지 않아서인지 열심히 먹는 편은 아닙니다.
같이 수련 받는 박 교수님께서 엄나무를 넣고 끓이면 냄새가 덜하다는군요.
사실 몸살림을 알기 전까진 막막한 기분이었습니다.
관절 여기저기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데도 낫는다는 희망도 없이 무기력하게 의사선생님 앞에 앉아 ‘처방’아닌 ‘처분’만 기다렸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한다지만 사실 바꿔 말하면 ‘약 먹고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스테로이드제는 무덤에 들어가서도 뼈가 삭아 없어질 때까지 뼛속에 남는다는데, 그런 독한 약을 계속 먹으면 제 명에 죽기나 할 것이며 죽더라도 곱게 죽을 수 있을까.’
‘인명은 재천이니 오래 살겠다고 바둥거릴 생각은 없지만, 늙고 병들어 몸 하나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고 대소변 받아내다 자식들이 지치고 감당 못 하겠다 두 손 들면 결국 나 고생하고 자식 불효자 만드는 것 아닌가.’ 등등. 이런 생각이 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런데 몸살림을 하고 부턴 걱정이 없어졌습니다.
이젠 종신형 선고 받고 처분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기결수가 아닙니다.
오십 평생 처음으로 방석숙제, 걷기숙제 등, 내가 내 몸을 직접 살림해가며, 그 동안 늘 함께 했던 내 몸과 새삼스레 처음 마주하고 이야기도 주고받습니다.
눈감고 걷기숙제를 하다보면, 젊은 시절 “몸이 성전이다”라며 걱정하시던 어머니 말씀은 들은 척도 않고 ‘질풍노도의 시대’ 운운하며 몸을 자랑삼아 마구 굴렸다는 회한에 저절로 반성하는 마음이 됩니다.
그러면 몸이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때로는 원망도 하고 때로는 고맙다는 말도 합니다.
자잘한 엄살도 부리기도 하고, 이까짓 것 겁 안 난다고 허세도 부립니다.
이젠 조금 불편한 제 몸이 마음에 들고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살림하는 재미가 납니다.
가벼운 증세는 자가교정으로 고치면 되고, 류머티스도 숙제 부지런히 하다보면 머지않아 약 끊을 날이 올 겁니다.
육사생도처럼 어깨를 펴고 사니까 세상 무서울 게 없었던 20대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마음이 젊어지니 의욕도 솟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다시 사는데 다른 무슨 큰 병이 감히 내 몸을 넘보겠습니까.
아니 또 넘보면 어떻습니까. 나 할 만큼 살림했으면 웃으면서 받아들여야죠.
어쨌든 불치병 아닌 불치병 덕분에 오히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볼 기회도 갖고, 젊은이 못지않은 새로운 의욕을 갖게도 되었습니다.
이런 계기를 마련해주신 몸살림 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땀을 비오듯 흘리며 손톱 밑이 밀리는 통증을 참아가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교정해주시는 김철 선생님, 회원들 몸을 자기 몸처럼 챙겨주시는 김철미 사범님, 감사합니다.
몸살림은 내 힘으로 내 몸을 찾는, 내 몸의 민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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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몸살림 하고나서 좋아진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군대시절에 걸린 무좀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평상시엔 가려울 때 약을 바르면 보름 정도 잠잠했는데, 올 여름엔 유달리 기승을 부리더군요.
‘어디까지 가나 보자’하는 심정으로 약을 바르지 않고 버텼습니다.
며칠 심하게 가려운데도 짓물러 터질 때까지 참는다고 견뎌봤습니다. 그
런데, 일주일 쯤 지나니까 아물기 시작하면서 새살이 돋더군요.
지금도 신기합니다.
이거 몸살림 때문인 거 맞습니까?
한 여름에도 양말을 신어야 할 정도로 시리던 발이 괜찮아졌습니다.
공명을 틔우고 부지런히 복식호흡한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피부가 고와지고 탄력이 생겼습니다(혈색 좋아졌다는 얘길 부쩍 많이 듣고 있습니다).
잠이 줄었습니다.
여섯 시간만 자고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여도 저녁에 피로하지 않습니다.
퇴근해 아파트로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거울 속 얼굴에 피곤이 가득했는데 요즘은 이 얼굴이 퇴근하는 얼굴인지 출근하는 얼굴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습니다.
목 뒷부분 위의 두개골 부분을 누르면 심하게 아픈 곳이 있었습니다(10년 넘은 증세).
독맥치기를 하다 보니 일주일도 안 가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류머티스로 쓰지 못하던 오른 손목이 거의 정상이 되었습니다.
손목을 꺾지 못해 밥을 먹을 때에도 손목은 놔둔 채 입을 가져다가 먹곤 했고, 걷기숙제도 뒤로 돌린 손을 깍지 끼질 못해 엉거주춤 손목을 잡고 했었는데, 몸살림을 한지 두 달이 지나자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지금은 생활에 전혀 불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