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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문 한의사108인의 비법 -3 (당뇨병,정신이상)

킴칸 2007. 8. 13. 15:00

당뇨병

 

 

당뇨병 완치의 길과 그 예방법

이창근(양평한의원 원장. 서울시 중랑구 면목 1동 102-4. 전화: (02)432-2000)

 

일반적으로 한의학은 전문적인 전공분야가 없는 것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으나 사실은 한의학도 서양의학처럼 전공분야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당뇨병 내과를 전공한 한의학 박사이다. 학위도 당뇨병에 관한 연구로 취득한 것이다.

매일 우리 양평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80-90%가 주로 당뇨병 환자들이고, 한방과 양방을 총망라한 [당뇨병 박사]라는 책을 내기도 했으니 당뇨병에 관한 얘기만 해도 끝이 없을 지경이다. 필자는 1971년부터 24년째 오직 한곳에서 수많은 당뇨병 환자를 치료해왔기 때문에 실타래처럼 풀어낼 삽화들이 너무 많다.

당뇨병 환자의 복음이라고 하는 인슐린이 발견된 지도 68년이 지났다. 그러나 인슐린 주사가 혈당치를 조절, 당뇨병 환자를 적잖이 구해주었지만 건강한 사람의 췌장 랑게르한스섬에서 정상적으로 인슐린이 생산 분배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이 완전히 정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당뇨병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인슐린 주사가 번거롭기 때문에 복용약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단백질인 인슐린은 위에서 소화되어 없어지므로 위에서 소화가 되지 않는 연구의 결과가 인슐린 복용시대를 여는 관건이 될 것이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3백여 회에 걸쳐 췌장이식 수술이 시행되었으나 인체의 거부반응에 의해 성공률은 15%미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췌장이식 수술이 성공하면 당뇨병은 완치되지만 정상인의 췌장을 구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2백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는 40대 이후에 걸리는 성인병으로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맛있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부유층에서나 발병되는 사치병으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린이들도 소아당뇨에 많이 걸릴 뿐더러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여지없이 발병하고 있다.

양방에서는 단오줌을 많이 눈다고 해사 당뇨병이라 부른다. 이는 인체의 당질대사를 주관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생산, 분비하는 췌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다.

한편 한방에서는 소갈의 범주에 속하는 병이다. 소갈이라는 병은 진액을 주관하는 대장과 혈액을 주관하는 위장이 건조하고 열이 있어 생긴다.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 다식을 하지만 오히려 몸은 수척해진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기보다 중증으로 발전해 합병증이 걸리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갑자기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먹게 되거나 소변량이 많아지고, 빈뇨현상이 나타나면 일단 당뇨가 아닌가 의심해야 한다. 거기다가 몸이 수척해지면서 체중이 줄어들면 당뇨의 자각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병이 깊어진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무증상 당뇨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자각증상에 의한 조기발견이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도 곤란한 것은 발견이 늦어져 눈이나 신장에 이상이 오고, 결행,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면 회복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당뇨병의 발병원인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다만 부모 모두가 당뇨병 환자인 경우 그 자녀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58%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요인도 크다고 본다.

지나치게 살이 찌거나 단 음식을 즐기고 과식하는 것도 당뇨병의 유발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의 75%이상이 40대 이상인 것으로 보아 나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양방적 치료와 한방적 치료 모두 장점이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양방의학이 인슐린을 발견하고 인공 인슐린을 생산, 혈당조절제로 사용하면서 당뇨병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췌장의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제대로 생산, 공급하지 못하는가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방의학은 사람의 몸을 자연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잃어버린 기능을 회복시켜 병을 물리치고 건강을 유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켜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생성하도록 하는 게 한방치료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약간만 보충하면 인체는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는 저항력과 스스로 생명 현상을 만들어내고 길러내는 자생력도 있으며 역경에도 적응하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한의학은 이러한 인체의 자생력과 저항력을 회복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학이다. 즉, 당뇨병이 췌장의 인슐린 생성기능이 고장나서 생긴 것이라고 할 때 고장난 인슐린 생성기능을 고쳐주는 데 주력하면 된다. 어떤 원인에 의해 그 기능이 저하되거나 상실되어 병이 생기고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면 바로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당뇨병은 물론 성인병도 한방요법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런 이치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환자가 완치되었다고 해서 그 치유법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전문 한의사가 개인의 체질에 따라 가장 합당한 처방으로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뇨병에서 확실히 해방될 수 있는 길은 약물요법, 운동요법, 식이요법, 정신요법, 환경요법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굳이 당뇨병만이 아니더라도 한방의학적인 질병치료의 원칙은 특정한 질병이 대상이 아니라 인체의 전체적 생리상태(종합적인 증후군)를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복잡한 병증을 치료하는 데는 한 가지 약재나 처방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여러가지 약재를 배합하는 처방을 써야 한다.

동의보감에 보면 소갈 즉, 당뇨병약 처방은 42가지가 나온다. 그리고 그 처방에 사용된 처방은 모두 99종류이다. 그 많은 약재들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하고 가감해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감초, 지황, 인삼, 복령, 맥문동, 오미자, 지모, 당귀, 황련 등...

필자는 한의사이면서도 당뇨병의 양방적 치료에 대해서도 장기간 연구하고 공부해 왔다.

당뇨병 환자는 보통 사람보다 2배 정도 많은 소변을 본다. 그러다 보니 목이 마를 수 밖에 없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아무리 먹어도 허기증이 있고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다식 현상이 온다. 특히 단 것을 자꾸 먹고 싶어 한다.

급격한 체중의 변화도 당뇨병의 증상이다. 음식을 많이 먹어도 오히려 몸이 마른다하여 한방에서 소갈이라 했다. 특히 발병 2-3개월 전에 갑자기 살이 찌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발병의 초기증세로 본다.

그 외에도 피로와 권태가 밀려오고, 피부에 부스럼이 잘 생기고 조금만 상처가 나도 잘 곪고 좀체 낫지 않는 수가 많다.

실제로 어떤 환자는 발톱을 깎다가 살점이 조금 뜯긴 게 짓물러서 발을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적이 있다. 다행히 한약을 먹고 한약재 달인 물에 발을 담그는 처방으로 치료하긴 했지만 하마터면 발톱을 깎다가 발을 자를 뻔했다.

당뇨병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지 못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다.

당뇨병을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또 당뇨병 환자는 절대로 단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당의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유하긴 해도 단 음식의 섭취를 중단시키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당뇨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병이 나은 것으로 섣불리 판단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더 큰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같은 당뇨병이라도 증상, 다른 질환과의 합병 여부에 따라 치료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전이나 민간요법을 믿고 시도하는 것은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비만을 조심해야 한다.

양평한의원의 진료차트에 의하면 중년 이상의 당뇨 환자 중 80%이상이 발병 전에 비만증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으로 당뇨병 소인을 가진 사람이 비만증에 걸리면 100%당뇨병에 걸린다.

약물의 남용과 오용은 당뇨병을 부른다.

당뇨병 유발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약물로 부신피질호르몬제, 고혈압약인 강압이뇨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제 등이다. 특히 부신피질호르몬제는 신경통, 류머티스, 기관지 천식에는 효과가 높지만 당뇨병과는 상극이다.

간염, 폐렴, 췌장염, 담낭염 등과 같은 감염증에 걸리면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러한 병에 걸리면 스트레스 상태가 된다. 이때 췌장의 알파세포에서 글루카곤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되고, 이 글루카곤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여 혈당치가 올라가게 된다. 다시 말하면 감염증은 당뇨병의 원인이 되고, 당뇨병도 감염증의 원인이 된다.

과음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스트레스는 당뇨병은 물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식생활과 성격을 고쳐 당뇨병 체질을 개선하라.

당뇨병의 원인 중에는 유전 60%, 환경 40%이므로 당뇨병 소인을 가진 사람이나 비만한 사람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면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도 예방이 가능하다.

임신과 출산시에는 식이요법을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필자는 스스로 당뇨병약을 제조하고 투약하면서 나름대로 비방을 습득할 수 있었다. 사반 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당뇨병 치료에 바치다 보니 웬만한 당뇨병은 완치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른 병에 비해 당뇨병의 치료기간은 오래 걸린다. 체질을 변화시켜야 비로소 완치의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평균 3년 정도 소요된다.

때문에 환자들이 약물에 질리지 않도록 냄새가 없고 장기 투약이 편리한 환약을 주로 투약한다. 이와 함께 계절에 한 번씩 물약을 복용하도록 조절하고 있다.

 

 

 

정신이상

 

 

양방이 포기한 정신병을 치료한다

서관석(동제한의원 원장.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22-22. 전화: (02)466-2339)

 

정신병은 대표적인 난치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귀신의 장난이 정신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라 보고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다.

때에 따라선 악령이 사람에게 달라붙어 정신병이 생기거나 신의 노여움을 사서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도하고 주술을 외웠으며 신에게 용서를 빌어 신의 힘으로 역신을 물리치는 치료법을 사용했다.

요즘은 정신병원의 격리 병동에 환자를 유치해 치료를 시도하고, 때로는 사이코 드라마 등 여러가지 심리학적 기법을 동원해 치료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사회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신경정신과 질환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각종 공해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될 뿐만 아니라 마음의 자연적인 정화능력을 상실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 먹고 마시는 음료수는 물론 농약에 오염된 농산물이 공급되고, 우리의 고유한 식생활도 변화하여 영양과 간편성 위주의 서구적 식생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인스턴트 식품이 범람하고 있다. 따라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들 때문에 과민체질이 늘어나 여러 가지 질환의 발병 조건을 갖추게 되고 특히 정신병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정신병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으로 [정신분열증]을 꼽는다. 이 병에 걸리면 양방에선 환자를 격리시키고 신경안정제를 강력히 투여한다.

물론 환자의 발작증상이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고 남에게 지장을 주기 때문에 격리의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환자의 관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발작이 심하지 않은 환자의 격리치료는 오히려 위험한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정신분열증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전광과 유사하다. 즉, 정신 이상으로 실없이 잘 웃는 미친 병이다. 이를 증상의 음양에 따라 전증, 광증으로 구분한다.

전증은 주로 침묵하고 언어가 두서 없으며, 매우 정적이고 자주 웃는다. 이병은 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광증은 큰 소리로 떠들며, 불안정해 보이고 화를 잘 내어 양으로 분류한다.

인간의 마음은 외계의 사물에 따라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변화되어 나타나는 감응의 7가지 표현이 이른바 7정이다. 칠정은 다시 말해 기쁨, 노함, 근심, 생각, 슬픔, 놀람, 두려움이 그것이다.

한방에선 전광의 발병 원인을 칠정이 상해서 오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본다. 칠정이란 본능에서 기원하는 마음의 작용이기 때문에 욕망이 크게 관계되어 건강을 비롯 인생마저 망치게 된다.

병리의 기전은 담이 가슴에 뭉쳐서 속이 답답하고 기침이 나고 숨이 찬 담울이 많기 때문이다.

광증은 담으로 말미암아 나는 열 혹은 답답한 증세인 담화에 속하는 것이 많다.

이 양자는 구체적인 증후에 차이점이 있으므로 병리 변화에 대한 관련성도 서로 다르다. 전광이 오래 경과되면 담울이 화로 변해 광증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광증은 오래 되면 담화가 점차로 배설되어 담기가 남기 때문에 보통 전광이라고 한다. 이들 정신병의 치료방법도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다.

필자는 [진료요감]에 기록된 김정제 선생의 [보심도담탕]을 주로 응용하고 있다.

1982년 6월이었다. 30대 여성이 불쑥 진료실로 들어오더니 책상 앞 바닥에 벌렁 누워버렸다. 나는 그 순간 너무 당혹스러웠던 나머지 혹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항의하러 온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보호자가 따라 들어오더니 "며느리가 이상하다. 제발 고쳐 달라"고 부탁했다. 이웃에 있는 모 한의원에 갔으나 정신병원에나 가보라는 말만 들었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 2가에 사는 김모(당시 32세)여인이었는데, 생활 형편이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 하는 처지였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몸져누우면 살길이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필자는 우선 시어머니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약 2-3일 전부터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마구 화를 내거나 이해하지 못할 말을 자꾸 지껄이는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안절부절 못하면서 밤이 되어도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병이 생기기 전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대로 환자의 직장생활은 원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물론이었다.

남편과의 불화도 환자의 심리를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문진증에도 환자는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자기들(시어머니와 남편)만 밥을 먹고 나는 주지도 않는다"고 소리를 질러대곤 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울화증에다가 피해망상증까지 겹쳐 있는 듯했다.

환자를 침대에 눕히고 절진(촉각에 의한 진단)을 시작했다. 맥상은 매우 삭했다. 복진 결과 위염증세가 있었다. 우선 침을 놓기로 했다. 환자의 위장 상태를 감안해 합곡, 태충, 족삼리, 내관, 공손을 놓았으며 저신병 증세와 발작 상태를 고려해 인중, 백회를 놓았다.

환자에게 내화가 있고 불면을 호소하는 것에 비추어 약은 [보심도담탕]을 썼는데, [황연사심탕]을 참고해 약재를 올렸으며 강심이뇨작용을 하는 [영란]을 2푼 첨가했다. 보호자가 약을 조금만 원해 5일분 10첩을 지어 주었다.

5일 뒤에 침을 맞으러 온 환자의 상태는 많이 호전되고 있었다. 침으로 시술하고 5일치 약을 더 주었다.

이런 식으로 치료하면서 약 30첩을 복용시킨 결과 증상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발병 초기에 찾아온 데다가 신경안정제 같은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탓에 이처럼 조기에 치료가 가능했다고 본다.

이 환자의 경우 전체적인 증상은 광증에 해당된다. 계속된 스트레스로 인해 기울이 담을 형성했고, 가슴이 답답한 증세가 심해지면서 울화가 되어 외부로 표출된 것이다. 전반적으로 화가 가장 컸으며, 근본적으로 기울에 의한 담화요 담울이었다.

필자가 보심도담탕이란 처방을 처음 응용한 사례라는 측면에서 이 환자의 치료 사례는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1987년 5월이었다. 흔히 말하는 단골환자 아주머니가 찾아와 고민을 털어 놓았다. 24세가 된 큰딸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일주일 전부터 말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도대체 사람 만나기를 싫어한다고 했다. 외출을 시도하기는커녕 방문을 걸어 잠그고 틀어박혀만 있다는 것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이면서도 교회에도 발을 끊었으며, 한밤에도 거의 잠을 자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요즘은 가끔 훌쩍훌쩍 울기도 하면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을 불쑥불쑥 던지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환자의 모친이 말한 증상을 종합해볼 때 전광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보심도담탕을 원방에 거의 가깝게 썼다. 단지 황금을 1돈으로 올리고 지모 7푼을 가미했다.

환자는 한 번도 오지 않고 환자의 모친이 계속 약을 지어갔다. 한약 3제를 쓰고 나니 거짓말처럼 나아버렸다.

필자는 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환자의 모친은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라고 수차례 생각했다. 일단 정신병에 걸렸다 하면 상당 기간 우왕좌왕하며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우리 풍토에서 보호자의 판단은 빠르고 옳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딸을 데리고 종합병원 신경정신과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검사를 거친 뒤 입원시켰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아마도 병은 오히려 악화되고 소문은 날로 퍼져서 정상적인 생활을 박탈당했는지도 모른다.

다른 양약을 투여하다가 포기하고 뒤늦게 한방에 의존했다면 이처럼 빠른 쾌유는 없었을 것이다. 이 환자는 음병에 해당되고 우울증마저 겹쳤기 때문에 격리 치료는 더욱 병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파악된다.

단기간내 완전히 치료를 끝내고 직장에 잘 나가다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그녀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보람을 느끼곤 한다.

최근에는 정신병의 양상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예컨대, 옛날에는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던 소요산증이 요즈음엔 남성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앞에서 지적한대로 공해와 인스턴트 식품 등의 영향으로 날로 정신병이 복잡해지고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가 알고 있기로는 서양의학에는 정신병에 쓸만한 약이 없다. 심리학을 이용한 치료와 신경안정제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심리학에 근거한 치료요법과 한방에 의한 처방을 병용한다면 정신병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리라고 본다.

신경안정제만을 장기간 투약했을 경우에는 한방에 의존하더라도 그만큼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 발병 후 10년 정도 지나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방에 의한 조기치료만이 정신병 극복의 지름길이다.

한의학은 물론 동양에서는 청심과욕을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즉,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라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정신을 조정하고 무병장수를 꾀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맑은 마음을 유지하면서 욕심을 버리는 생활을 통해 잡념을 배제할 때만이 기혈이 조화되어 정신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물을 절제하고, 사리사욕을 절제하고, 색욕을 절제해야 한다.

동양의학과 동양사상에서는 건전한 육체를 유지하려면 정신의 조양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정신이 깨끗하지 않으면 육체가 병들고 심신이 허약한 틈을 비집고 정신병이 고개를 쳐들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영명하면 물욕을 멀리 하게 되고 잡념이 없어 헛된 이욕을 쫓거나 망녕된 생각을 갖기 않기 때문에 번뇌가 없다고 했다.

또한 눈앞에 닥친 일에 가급적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한의학은 충고한다.

인생에는 언제나 우환이 따라붙기 마련이므로 냉정하게 돌연한 사태를 직시하라는 것이다. 이미 닥친 일은 과도하게 근심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역경과 우환이 닥치면 때를 넘기지 말고 그때 그때 스스로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노력하되 지나치게 조바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

 

출처 : 밴쿠버 한의학 동호회
글쓴이 : 사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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